군 제대 후 처음 접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1년 정도 열심히 즐겼다. 쏟아부은 도토리만 해도 2,3만원 정도 될 거라 여겨지는데...
온라인 공간에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고자 이미 남이 만들어놓은 정형화된 아이템들로 열심히 꾸민다.
단지 모니터 상에 출력되는 작은 텍스트와 이미지 덩어리들에 대해 그것도 몇 백원에서 몇 천원에 이르는 값을 지불하고 꾸미는 데 써야한다는 게 하여튼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고 헛된 짓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직접 만드는 법에 대해 열심히 독학하기 시작했다.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고 꾸미는 데는 돈도 안든다. 포토샵과 나모, 플래시만 좀 다룰 줄 알면 내가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다. 사실 군에 있을 때 심심풀이로 html 관련 서적을 읽었던 게 참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은근히 웹관련 직종에 대해서도 선망하고 있던지라 제대 후 이왕 독학할 거 제대로 한 번 해보고자 마음먹었다.
그래서 html과 나모웹에디터, 포토샵을 조금씩 익혀서 비록 디자인 감각은 떨어지더라고 제법 모양새를 갖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좀 더 갈고 닦아 아예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시간이 나면 홈페이지 제작일도 해 볼 생각이 있다.
그런데 홈페이지를 만들긴 했어도 방문자가 거의 없는 게 옥의 티였다. 싸이 홈피처럼 같은 서비스 범주 내에 속해있는 회원 간의 연동 기능(싸이의 일촌 기능)이 내가 개인적으로 만든 홈페이지에 있을 리가 만무하고... 검색 사이트에 등록을 한다고 해도 지극히 하찮은 어느 한 개인이 만든 개인 홈페이지에 꾸준히 찾아올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그래서 그냥 나만의 자료 창고 형식으로 이용을 하다가 이번에 과감하게 지금까지 홈페이지에 열심히 저장해 온 자료들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블로그로 전환했다.
보시다시피 이 블로그는 네이버나 파란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형 블로그가 아니고 웹상에 공간을 따로 부여받아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쓸 수 있는 설치형 블로그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태터툴즈'로 골랐다. 나만의 닦고 기름치고 조이고 고치는 그런 묘미가 있는 설치형 블로그로 택한 것이다. 서비스형 블로그 이용할 바에야 그냥 싸이를 계속 하는 게 나을 것이다. 웹상의 나만의 공간이 어느 상업집단의 부속품처럼 끼어 있게 되는 것과도 같지 않은가...
'조그'라는 설치형 블로그도 있는데 이건 제로보드를 블로그 형식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다. 예전 홈페이지가 제로보드로 만들어져 있어서 조그를 이용하여 그 자료들을 그대로 살리면서 블로그로 전환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프로그램 자체가 상당히 무거워질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홈페이지를 최적화된 환경에서 운영하기 위해서 차라리 보다 가벼운 태터툴즈가 나을 것 같았다.
사실 처음엔 조그를 써볼려고 했었다. 그런데 계정을 옮기기 위해 예전 계정의 데이터파일과 DB를 백업하여 새 계정에 복구하는 과정에서 여러 난관에 봉착했다. 여기 계정의 관리자도 좀처럼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주질 않아서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예전 홈페이지는 그대로 남겨두고 이렇게 새로운 계정에 새 블로그로 나만의 온라인 공간을 새로 열게 되었다. 세상에 완전 공짜는 없는 법이다. 브라우저 상단에 저렇게 보기도 별로 안 좋은 검색창도 의무적으로 달아줘야 이 무료계정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태터툴즈를 이용하면 태터툴즈 유저들끼리 모든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 이제 웹 공간에 홀로 소외된 채 있을 필요가 없다. 어쩌면 계속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운영해 나가게 될 거 같다. 왜냐, 블로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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