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e스포츠가 있게 된 데에는 임요환의 공이 가장 컸다고 부정하지 않을 수 없죠.
그를 브라운관에서 처음 보게 된 게 아마도 지금은 폐지되고 없는 경인방송에서 일요일 아침에 방송했던 '스타크래프트 명승부 베스트'라는 프로그램이었을 것입니다. 2000년 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신인이었던 시절 그가 첫 방송을 탄 저그를 상대로 한 로템에서의 그 경기는 비록 패하긴 했지만 현란한 드랍쉽 플레이를 보여주며 저는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드랍쉽이 스콜지로부터 도망다니며 마린을 한 기씩 떨구며 스콜지를 잡는 일명 '낙하산 드랍'이라는 것을 저는 그 때 처음 보았습니다.
그 후로 테란의 황제라는 칭송을 받으며 저그를 최고로 잘 잡는 바이오닉 테란의 최고수로 등극하였습니다. 스캔 한 방에 소수의 마린메딕으로 럴커 3,4기 정도는 우습게 잡아내는 그의 플레이는 칭찬에 인색한 엄재경이나 김도형 같은 해설자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죠.
한 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꾸준히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명성에 걸맞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주었죠. 특히 패색이 짙어가는 경기를 특유의 근성으로 역전시켜 버리는 경기를 유난히 자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그가 다음 달인 10월 초 군입대합니다. 제대하고 나면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이제 프로게이머 생활은 사실상 끝난 셈이죠. 그가 군대를 간다고 하니 그의 업적을 회자하기 위해 국내외 네티즌들이 이렇게 임요환의 멋진 플레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다수 제작하여 인터넷에 퍼뜨리고 있네요.
임요환이랑 제가 동갑입니다. 80년생 원숭이띠는 자랑스럽습니다. ㅎㅎㅎ
군생활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와서 이후엔 지도자로서의 그의 늠름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