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세 이하 청소년 축구 대표팀의 플레이에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게 과연 한국 축구 선수들이란 말인가...

 본선 열리기 직전에 가졌던 체코와의 평가전을 봤을 때부터 알아 봤지만 선수들 하나하나 모두 개인 기량이 평균 이상의 수준을 갖췄다. 공격을 한 번 들어갔다 하면 지공이든 속공이든 간에 슈팅 찬스까지는 못 가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상황까지는 만들고야 말더라... 수비수를 제껴야 할 상황엔 확실하게 제끼고 플레이해 주니 보는 사람이 속이 다 시원하다. 합숙 기간이 제법 오래되었다고 들었는데 서로 호흡은 정말 잘 맞는다. 국대보다 패스 플레이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오늘 브라질 전에서 실점을 많이 하긴 했지만 원체 공격력이 좋다 보니 수비만 보강을 하면 8강 내지는 4강까지는 가능한 전력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이런 축구를 펼쳐 보일 수 있는 이유는 지금의 청대 멤버들이 한국 축구가 기술이 부족하다고 축구계나 언론이 본격적으로 자각하여 관심을 기울여 90년대 중반부터 슬슬 저변을 확대하기 시작한 유소년 축구 육성 프로그램의 수혜자들이기 때문이다. 94년 미국월드컵이 끝난 뒤 골결정력 부재가 16강 탈락의 원인이었다고 지긋지긋하게 언론에서 떠들어대더니 96년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에 2:6으로 참패를 당한 뒤론 그 때부터 언론에서 '기술 부족'이 근본적인 한국 축구의 문제점임을 부각시키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한국 축구 교육이 '잔디구장', '개인기 연마'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여태 학원 축구 위주로 운영되던 국내 유소년, 청소년 축구가 대략 10년 전 쯤부터 해외 유학 프로그램 등을 동원하여 뒤늦게나마 체질 개선을 시작했으니 이제 슬슬 빛을 발할 때가 오긴 온 모양이다. 설마 얘네들이 그럼 한국판 골든 제너레이션? ^^

 남은 3차전 폴란드 전에서 대승을 거두어 승점 4점으로 오랜만에 토너먼트에 좀 올랐으면 하는 바램이다.



Creative Commons Lic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