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도 다 끝나갑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대학 시절 내내 전공 분야에서 학문적인 소양은 전혀 쌓질 못한 거 같습니다.
열의가 많이 부족했던 게 주된 이유랄까... 솔직히 전공 분야인 역사학에 대해선 관심 끊은지 오래입니다. 갖은 애를 써도 역사학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를 못합니다.
'역사 공부해서 뭣에 쓰나'라는 의식이 저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대학 4년 내내 학기당 3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 쏟아 부어 가며 역사를 공부한다... 정말 역사를 좋아해서 공부하는 게 아니라면 참 부질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위 사람들한테 인정받던 손재주로 이것저것 잘 만들었고 지금도 이런 저런 컴퓨터나 전자 제품 분해해서 만지작 거리는 걸 즐깁니다. 한자가 깨알같이 박혀 있는 누런 때가 번진 역사 서적들을 보는 것보다 전자 부품 회로도나 리눅스 프로그래밍 소스를 들여다 보는 것을 더 즐기고 있습니다.
이공계로 나갔어야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진짜 대학 공부는 자기가 좋아서 해야 되는 것이란 걸 실감합니다.
기말고사 레포트가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데 다 때려치고 싶습니다. 사실 아직 손도 안 댔습니다. 어린애도 아니고 철없이 하기 싫다고 무작정 손도 안 대고 가만 있는 꼴입니다. 대학 와서 사랑도 한 번 제대로 못 해보고 그렇다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지금은 무릎이 안 좋아서 좋아하는 축구도 못하고 있고...
날도 더워지고 그냥 이것저것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 옵니다.
2006/06/0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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