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CCNA 수업을 받은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오는 월요일과 화요일을 끝으로 CCNA 1개월 과정이 끝난다.

공학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간신히 진도를 따라가며 배우고 있다.
이번 달에 수강한 CCNA의 경우는 지난 달의 리눅스 수업과는 달리 강사가 조를 편성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강의 특성상 여러 개의 네트웍 장비들을 이어 준 상태에서 실습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장비의 수는 한정되어 있어 혼자서 서너 개의 장비를 도맡아 실습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혼자서 장비 세팅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맡는 장비와 연결된 다른 장비를 맡은 조원과 세팅을 잘 맞추어 가며 실습을 해야 되기 때문에 조원과의 의사소통 또한 중요하다. 혼자서 용 되어 봐야 헛짓인 셈... 내가 장비 세팅을 잘 했어도 다른 조원이 장비 세팅을 제대로 못하면 장비 간의 통신은 꽝이 된다.
그러한 실습 방식 덕분에 학원에서도 조금씩 인맥이 형성되고 있다. 다행히도 조를 잘 만나서 꾸준히 도움을 받아가며 간신히 진도를 따라가고 있다. ^^;;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네트웍 지식이라 해봐야 인터넷 공유기 좀 다룰 줄 알고 윈도우에서 네트워크 설정 좀 할 줄 아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CCNA 수업을 통해 그 동안 들어보기만 하고 의미와 개념에 대해선 도외시했던 각종 네트웍크 관련 정보에 대해 그동안 갖고 있던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었다.

처음 1주일 동안은 이론 수업만 진행되었는데 어려운 용어들 일색이었다. 모두 한 번쯤은 들어 본 용어들이긴 했지만 역시나 파고들자니 쉽지 않았다. 2주차부터 실습으로 들어가는데 서브넷에 관한 개념에 대해 이해하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서브넷마스크 값 구하는 건 이젠 간단한 일이 되었지만 수업 시간에 노트에 라우터 그림 그려가며 서브넷마스크값 구하는 데 어찌나 쩔쩔매었던지... 오죽하면 지금 네이트온 대화명을 '산수부터 다시...'로 바꾸었겠는가! 개념 이해도 부족했지만 간단한 계산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나 자신을 당시 속으로 무척이나 원망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때 수학 시험 점수를 100점 만점에 30점을 맞을 정도로 수학에 젬병이었던 나였다. 그래서 수학 쪽으론 적성이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대학은 인문계로 진학했다. 하지만 대학 1학년 때 우연히 집에 컴퓨터가 두 대가 생겨서 요 둘을 인터넷 공유시켜 보겠다고 사나흘을 밤새워가며 윈도 포맷도 불사해서 공유에 성공시켰던 일을 계기로 나는 여태 게임 용도로만 신주단지 모시듯 했던 컴퓨터를 새로운 시각과 용도로 대하기 시작하였다. 이 때부터 네트워크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까지는 어떻게 하면 지금 나의 컴퓨터 사양을 게임이 잘 돌아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팁에 대해 컴퓨터 잡지 등을 열심히 뒤져 보았지만 네트워크에 눈을 뜬 뒤로는 인터넷을 통해 네트웍에 대한 설정 정보에 대해 항상 관심이 갔다.

수학이 적성엔 맞지 않은 듯 했어도 이공계 분야에 대한 흥미는 여전하다. 그래서 남들이 무리라고 하는 것을 뿌리치고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다.

다이나믹 라우팅 프로토콜, VLAN, WAN 이 세 가지가 CCNA의 핵심 커리큘럼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요 세 가지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 일단 CCNA 수업은 이번이 처음으로 듣는 것이었고 '이런 게 있구나'라고 깨닫게 된 것만 해도 큰 성과이다. CCNA 수업을 듣고 나니 앞으로 내가 이 방면으로 어떻게 취업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좀 더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는 것 같다.

이번 달엔 윈도우2003과 리눅스 보안 과정을 밟게 된다. 리눅스는 거의 한 달 동안 접고 살았던 지라 조금은 걱정이 된다. 여태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생각했던 서버용 윈도우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는데 웬지 재미있을 것 같다. 이제 노는 시간을 현격히 줄여나가야 하겠다. 수험 모드 본격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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